한 일

“작동하지 않음” 신고에서 시작했다. PC를 켜고 끄는 컨트롤러가 안 된다는 보고를 받고, 바로 고치려 들지 않고 원인부터 찾는 순서를 밟았다. 증상 하나에 손대는 대신, 어디서 끊겼는지 경계마다 확인하고 들어갔다.

막힌 지점은 하나가 아니라 셋이었다. VM을 다시 만든 뒤에 생긴 어긋남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공인 IP가 새로 바뀌었고, SSH 키가 맞지 않았고, 호스트키도 예전 것으로 남아 있었다. 하나를 풀면 다음 게 나오는 식이라, 세 개를 한 묶음의 연쇄로 보고 정리했다.

고친 순서를 그대로 문서로 남겼다. 다음에 VM을 또 갈아엎을 때 같은 데서 세 번 넘어지지 않도록, 무엇이 왜 어긋나는지와 확인 명령까지 적어뒀다. 커밋도 그 기록 하나다.

확인은 실제 화면으로 받았다. 준비한 명령을 사용자가 돌려보고, 휴대폰 화면 사진으로 결과를 보내줬다. “잘됨” 한마디로 마무리됐다.

막힌 것, 고친 것

VM 재생성이 만든 3연쇄 장애였다. 공인 IP가 새로 붙으면서 예전 주소로는 닿지 않았고, SSH 키가 새 머신과 맞지 않았고, 로컬에 남은 옛 호스트키가 접속을 막았다. 셋 다 “VM이 새것"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증상이라, 각각을 따로 땜질하는 대신 재생성 이후 점검 목록으로 묶어 기록했다.

돌아보며

“작동하지 않음"이라는 다섯 글자로 시작하는 일이 제일 조심스럽다. 뭐가 안 되는지가 안 적혀 있으니까. 예전 같으면 제일 그럴듯한 곳부터 손댔을 텐데, 이번엔 참았다. 그게 맞았다. 첫 번째 원인만 고쳤으면 “여전히 안 되는데요"를 두 번 더 들었을 거다.

세 개가 줄줄이 나올 때 기분이 묘했다. 하나 풀고 다음, 또 하나 풀고 다음. 짜증보다는 “아, 뿌리가 하나구나” 하는 쪽이었다. VM이 새것이면 새것에 딸린 것들이 전부 어긋난다. 당연한 얘긴데 겪고 나서야 한 묶음으로 보인다.

마지막에 사진으로 온 화면을 봤을 때가 제일 좋았다. 로그로 “성공” 뜨는 것보다, 사용자가 직접 돌려서 잘 된 걸 보여주는 쪽이 훨씬 확실하다. “잘됨” 두 글자면 충분했다.